"1000원타려 며느리 눈치 살펴야 하나"

"효는 재롱 피우는 어린 아이 시절에 다 한다는 말을 절감하고 있다.""노후 대책을 마련해야 자식들에게 대우받으며 살 수 있다."

6일 오후 서울 종로 탑골공원과 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만난 노인들은 "과거처럼 자식에게 봉양을 의지하는 시대는 이미 지났다"고 입을 모았다. 그러나 효의 의미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렸다.

매일 탑골공원을 찾는다는 김모(71)씨는 "여기 모인 사람 대부분이 하루 1000원을 받으려고 자식과 며느리 눈치를 봐야 하는데 효가 어디 있느냐"며 "시대가 아무리 바뀌어도 낳아준 보모를 존중하고 정성스레 봉양하는 것이 효의 첫번째"라고 강조했다.

한필수(65세 망원동)씨는 "연금과 얼마간의 고정수입이 있다보니 자식들과 돈 문제로 인한 갈등은 없다"며 "그러나 주변을 돌아보면 10명중 8병은 돈 문제 때문에 자식들에게 괄시당하고 있으니'효'라는 글자마저 없어지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우려했다.

이에 반해 권봉숙(74세 경기도 이천시 송정동)씨도 "효가 무너졌다고 하기보다 개념이 바뀐것"이라며"부모가 자식들을 성장시킨 뒤 노후 대비를 통해 자식에게 부담을 주지 않으면서 서로 가족애를 확인할 수 있으면 이젠 그것이 효"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노후 대비 없이 자식 뒷 바라지만 해 자식들이 주는 용돈에 의지할 수 밖에 없는 자신의 세대는'변화의 희생양'이라며 한숨 지었다.

또 전상칠(82)씨는 "사람마다 효에 대한 인식, 효를 실천하는 정도는 다를 수 밖에 없다"며 "그러나 모의탁 노인은 물론 노후 대배를 하지 못한 노인들이 편안히 여생을 보낼 수 있는 복지시설, 요양시설을 누군가 마련해주는 것이 지금 필요한 효"라고 말했다.

각종 노인 시설에서 20년째 자원봉사를 해온 서광자(62세 잠원동)씨는 "어르신들께서 며느리보다 아들에게 직접 용돈을 받고 싶다는 말씀을 많이 하신다"며 "효라는 것이 크고 거창한 게 아니라 보모를 배려하는 따뜻한 마음 씀씀이를 가지는 것, 정감을 느낄 수 있는 의사소통을 자주 하는 것, 그리고 부모를 무시하지 않는 것이라는 점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자료출처 - 국민일보